중·고교 중퇴 포함 10대 4인조, 영광 모텔서 잇단 절도…“또 올까 무섭다” 세 차례 숙박업소 침입…업주가 직접 붙잡아 신고 청소년 신분 이유로 유치장 이틀 수감 뒤 석방 “피해는 지역이 감당…제도적 보호만으론 부족” 정철원 기자 cym1771@naver.com

2025년 07월 02일(수) 20:54

▲지난 7월 1일, 전남 영광의 한 모텔 업주가 연쇄 절도 혐의로 붙잡은 청소년 3명이 경찰 인계 직전 업소 내부에서 대기 중인 모습. 피해 업주가 직접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T모텔 업주 제공>

[데일리전남=정철원 기자] 영광에서 10대 청소년들이 무리를 지어 숙박업소에 침입, 금품을 훔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지역 사회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영광군에서 모텔을 운영 중인 A씨(50대)는 “같은 청소년 무리가 6월 18일과 19일, 그리고 29일 새벽까지 세 차례에 걸쳐 우리 업소에 침입했다”며 “세 번째 범행 당시엔 직접 잠복 끝에 이들을 붙잡아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이들은 중학교를 자퇴한 청주 출신 여자 청소년 2명, 고등학교 3학년생 남학생, 그리고 영광에 거주하는 19세 남성 등 총 4명이다. 일부는 학교를 중퇴했으며, 경찰 조사 결과 이미 전국 각지에서 유사한 절도 범행으로 재판 중인 인물들로 밝혀졌다.

이들은 모텔 출입문과 카운터 문을 특수한 수법으로 열고 침입해 총 50만 원 상당의 현금을 훔친 것으로 파악됐다. 숙박업소뿐 아니라 무인점포, 현금취급업소 등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정황이 드러났다.

업주 A씨는 “출입문과 카운터 모두 잠가놨는데도 문 따는 기술로 열더라”며 “같은 또래 청소년들을 협박하거나 무단 숙박하는 일도 벌였다”고 전했다. 지역 숙박업계 사이에선 이들의 얼굴 사진이 공유되며 “조심하라”는 경고도 돌고 있는 상황이다.

“잡았지만, 법은 놓았다”…지역은 ‘불안감’에 방치
해당 청소년들은 경찰에 넘겨졌지만, 청소년 신분이라는 이유로 이틀간 유치장에 수감된 후 모두 석방됐다. 주범으로 지목된 19세 남성은 이미 수차례 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이며, 일부는 출석 불응 시 구속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풀려났다는 소식에 또 올까 두렵다”며 “영광에 그대로 머물며 다시 출몰할 경우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지자체·협회 대응 나서…“제도 보완 시급”
현재 영광군 숙박업소협회는 경찰·지자체와 함께 CCTV 영상 공유, 위험 인물 정보 제공, 경보 시스템 강화 등을 검토 중이다. 협회 김원귀 회장은 “피해 방지를 위한 공문 발송과 정보 공유로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청소년 보호도 중요하지만, 반복 범행자에 대한 실질적 제재가 없다면 지역 공동체가 고통을 떠안게 된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