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오초 영어 수업 시연 장면.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교사의 설명에 모두 집중하고 있다.

[데일리전남=최수연 기자] 군산시 성산면의 작은 학교 창오초등학교. 초여름 산바람이 창을 타고 들어오는 과학실 교실에선, 노트북 화면과 전자칠판을 주고받는 아이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6월 16일, 이곳에서는 전북교육청 주관 AI 디지털 교과서 현장지원단 수업 나눔 행사가 열렸다. 전주·김제 등에서 10여 명의 교사가 창오초를 찾았고, 학교는 에듀테크 기반 영어 수업을 선보였다.

“아이들이 자기가 말한 영어 발음을 AI 피드백으로 확인하고 스스로 고쳐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참관한 한 교사의 말처럼, 이날 수업의 핵심은 ‘AI 튜터’였다. 학생들은 각자의 노트북에서 AI가 제시한 문장을 읽고, 발음을 분석해주는 피드백을 바로 받는다. 틀린 부분은 AI가 수정 예시를 제공하고, 아이는 반복 학습을 통해 정확한 발음을 익혔다.

학생들이 개별 태블릿을 통해 AI 피드백을 받으며 발음 교정을 실습 중이다.

군산 창오초 과학실에서 열린 AI 디지털 영어 수업. 전자칠판과 교사 단말기를 통해 에듀테크 기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소규모 학교에서의 디지털 실험은 교장인 김용훈 교사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김용훈 교장은 “AI 기반 도구는 단순한 수업 도우미가 아닙니다. 아이마다 수준이 다른 영어 교육에서, 개별 맞춤형 전략이 가능한 아주 강력한 도구입니다”라며, “교사가 이 도구를 잘만 활용하면, 단순한 점수 향상이 아닌 학습 결과의 내면화까지 이끌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강조했다.

AI 튜터의 발음 피드백에 집중하고 있는 학생들. 개별 맞춤형 수업이 가능해진다.
이날 수업은 ‘외부 사이트로 이동하여 배워봐요’라는 디지털 교과서 화면으로 시작해, 영상 시청, 인터랙티브 퀴즈, 그리고 AI 피드백을 통한 발음 학습까지 다채롭게 구성됐다. 교사는 실시간으로 학생들의 학습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개별 피드백도 병행했다.

참관 교사들이 수업 흐름을 따라가며 적극적으로 메모하고 있다.

창오초는 학생 수 14명의 작은 학교다. 전교생이 한 반처럼 움직이며 배우지만, 교실은 오히려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수업 실험장이 되었다.

김 교장은 “작은 학교가 미래 교육을 실험하기엔 오히려 더 좋은 조건입니다. 학생마다 집중할 수 있고, 기술을 빠르게 적용해 볼 수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참관 중인 교사들이 수업 흐름을 지켜보며 메모하고 있다. 창오초는 소규모학교의 디지털 모델이 되고 있다.

참관한 교사들은 “이렇게 에듀테크를 활용한 영어 수업은 흔치 않다”며 “단어 암기 중심이 아닌, 아이들이 직접 말하고 확인하며 익히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창오초는 앞으로도 AI 교과서, 태블릿 기반 수업, 교사 디지털 연수를 지속할 계획이다. 김용훈 교장은 “기술은 도구일 뿐, 진짜 수업의 중심은 교사와 학생”이라며 “작은 학교도 충분히 미래형 교육의 선두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